열린마당-쌍산재일과

대숲 오솔길을 걸으며.......

2011.01.12 16:20

쌍산재 조회 수:4167





어릴 적 무던히도 오르내렸던 길이다.
할아버님 진지 드시라 오르내렸고,
적잖은 할아버님 손님 뫼시고 오르내리고,
방학이면 글공부하러 오르내렸던 그 대숲 오솔길.....

그 소년의 오르내림은,
오를 때 느낌보다 내려올 때 느낌이 유난히 각별하고 발길 가벼웠으리라.
아마도 오름 끝에 숨겨진 규율과 통제로부터의 해방감 아니었을까....?

어느덧,
그 소년은 장년이 되어서도 그 길을 걷는다.
그 오르내림은,
오를 때 허전함과....
내려섰을 때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길을 걷던 과거의 마음은 아닐지라도
길을 걸으며 여전함은
바람결에 아삭 이는 댓잎과 새들의 지저귐.....

또, 세월이 한참 흐르고 난 후에
어린 내 아이들이 장년이 되어서 이 길을 걸을 때쯤은,
어느 도심의 빌딩숲 사이로 잘 다듬어진 아스팔트 길을 걷다 걷다가
그 멋진 젊음 다 보내고,
그 다음에라도
아비의 흔적이 배인 이 길을
한가히 걸어 보았음 좋겠다.

모두 떠나고 홀로인 수요일,
수요일에 길을 걸으며 댓잎 하나가 바람결에 날리어
이렇게 또,
옛 이야기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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