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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5 12:48

쌍산재 조회 수: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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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쓰고 걸어보는 ‘4색 여름풍경’

쌍산재서 운조루까지… 전남 구례 ‘정갈한 멋’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풍경 1. 300년전 살림집 그대로… 살갑고 정겨운

# 지리산 아래서 운치있는 한옥 쌍산재를 만나다.

전남 구례에서 화엄사로 드는 길. 그 길의 중간쯤에는 운치있는 한옥 쌍산재가 있다. 대갓집 풍모의 으리으리한 한옥도, 일제시대 집장사가 지은 얼치기 한옥도 아닌, 정갈한 선비의 풍모가 느껴지는 그런 한옥이다.

해주 오씨 집성촌에 들어선 이 집은 200년의 세월로 ‘적당히’ 삭아있다. 학문을 닦았으되,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초야에 묻혀살던 이름없는 한 유학자 집안의 누대에 걸친 정성이 이 집에는 그대로 담겨있다. 권문세도가는 아니었으니 쌀이 떨어져 보리밥을 지을지언정, 안식구들보다 일꾼들 밥부터 먼저 퍼줬다던 그런 기풍을 가지고 있었던 집이다.

쌍산재 대문 앞에 맑은 샘이 하나 있다. 당몰샘이라 불리는 샘은 예부터 물맛이 좋기로 손꼽혔던 곳이라는데, 마을 주민들은 “지리산의 산삼 썩은 물”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샘의 물 맛은 명성대로 지금도 ‘차를 달이는 데는 당몰샘 물이 최고’라며 여기저기서 물을 뜨러 오는 사람들이 많지만, 200여년 전에도 물동이를 이고 온 아낙들이 이곳에 와서 물을 길어갔을 터다. 쌍산재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위엄있는 양반댁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아무때나 물을 뜨러 와서 만나는 그런 집이다. 당몰샘의 정사각형의 돌로 지은 물확에 투명한 물이 찰랑인다. 샘의 물 맛은 명성대로 시원하고 또 달다.

당몰샘에서 쌍산재를 바라보면 집은 그다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집터가 넓긴 하지만 건축물의 규모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는 아니다. 쌍산재는 그저 ‘300년전의 살림집의 원형’이 남아있는 곳이다. 그래서 더욱 살갑고 정감이 넘친다. 살짝 뒤틀렸지만 반질반질 윤이 나는 누마루며 손때 묻어 삐걱거리는 문까지 집안의 풍경 하나 하나가 따스하다.

쌍산재는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집이 아니다. 안에서 ‘밖을 내다볼 때’ 혹은 ‘안에서 안을 들여다볼 때’ 비로소 진가를 드러내는 그런 집이다. 장마철, 이곳에서의 하룻밤을 권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쌍산재에 들어 ‘밖을 내다보는 맛’을 느껴보자는 것이다.

풍경 2. 대숲·돌계단·저수지 둑길… 꿈같이 평온한

# 깊이 들수록 아름다운 한옥의 비밀스러운 풍경

쌍산재는 어울리지 않지만 ‘펜션’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6대째 집을 지키고 있는 후손 오경영(43)씨가 지난 1994년 4000여평의 집터를 관리하다 힘에 부치자 ‘사람 사는 온기’를 담기 위해 숙박객들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하지만 쌍산재에 ‘펜션’이란 이름을 붙여주기기에는 왠지 송구스럽다.

쌍산재의 현판이 걸린 대문을 들어서면 안채와 건너채, 별채 등의 한옥건물들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깔끔한 화장실과 욕실을 들이고, 이리저리 손을 보긴 했지만, 뼈대만은 한옥의 모습 그대로를 갖고 있다. 안채와 건너채 앞에서 옛집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끔 들르는 구경꾼들은 이쪽만을 기웃거리다가 돌아가지만, 사실 쌍산재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안쪽에 숨어있다.

안채와 건너채, 별채를 지나 대숲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만나는 가정문(嘉貞門)이란 현판이 달린 중문. 그 문을 삐걱 열고 들어서면 좁은 길이 나오고 그끝에 서당채가 있다. 한때 서당으로 쓰이던 곳인데, 널찍한 대청마루와 길게 둘러친 툇마루가 눈길을 잡는다. 오래됐지만 반들반들 윤이 나는 마루는 땡볕이 내리쬐는 여름 한낮에도 서늘하다. 마루에 오르면 목침을 베고 누워 낮잠을 청하거나 작은 좌탁을 앞에 놓고 책을 읽고 싶어진다. 뜰에는 갖가지 야생화와 함께 머위며 오죽이 자라고 있다.

쌍산재의 아름다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당채에서 밖으로 이어지는 영벽문(映碧門) 뒤로는 아담한 저수지가 바로 붙어있다. 문을 나서면 바로 저수지의 둑길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 문에는 ‘푸른빛이 비치는 문’이란 뜻의 영벽문이란 이름이 붙여졌으리라.

풍경 3. 처마 아래로 빗물 똑똑… 깨끗하고 신선한

# 지리산에 내리는 비, 그리고 구례 화엄사

구례에서 화엄사를 빼놓을 수 없다. 비 내리는 날, 지리산 자락의 화엄계곡에는 우르렁거리며 내리는 계곡물로 소란스럽다. 그 길을 따라 우산을 받쳐들고 타박타박 걸으면 화엄사 일주문에 이른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습기를 가득 머금은 나무냄새와 법당에 피워올린 선향냄새가 부드럽게 뒤섞인다.

화엄사는 장엄하다. 절집의 규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법당들이 웅장하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이 목조건물인 각황전이다. 위치로 보자면 화엄사의 주불전은 대웅전이지만, 규모면에서는 각황전이 왜소한 대웅전을 압도한다. 하지만 보제루를 돌아 화엄사 본 마당에 서서 바라보면 각황전과 대웅전의 크기가 거의 같아 보인다. 착시현상이다. 각황전은 멀리, 대웅전은 가까이 있는데다 건물의 높이와 배치가 절묘하게 조화돼 이런 착시를 일으키는 것이다.

비에 젖은 각황전의 뒤편으로 돌아가면 처마 아래로 기왓골을 타고 내려온 빗줄기가 세차다. 처마 아래로 타닥거리며 떨어지는 빗물들이 수많은 동그라미를 그려낸다. 이쪽에서 탑으로 오르는 계단길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초여름 절집의 운치와 함께 가슴 속의 때가 깨끗하게 벗겨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화엄사에서 계곡으로 내려서 물소리를 크게 들어도 좋고, 4마리의 사자가 탑을 떠받치고 있는 3층 석탑을 바라보며 주위에 늘어선 소나무의 향을 가슴 깊이 빨아들여도 좋다. 또 촉촉한 이끼로 가득 찬 절집 뒷마당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주사물은 시간과 공간속에서 서로의 원인이 되며, 만물이 대립을 초월해 하나로 융합하고 있다는 불가의 가르침. 화엄사에 들어 불가의 ‘화엄(華嚴)’의 뜻을 다시 헤아려본다. 아직 한낮인데, 자욱한 지리산의 안개 속에서 소쩍새 울음만 구슬프다.

풍경4. 베품과 나눔의 쌀뒤주… 끝없이 넉넉한

# 비오는 구례에서 만난 향기 나는 것들.

구례의 대저택 운조루는 대갓집의 규모보다는 집에 깃든 정신을 보는 곳이다. 230여년전 조선 영조때 군수를 지낸 류이주가 지은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사랑채 부엌의 쌀뒤주다. 통나무를 잘라 속을 비워내 만든 쌀통의 아래부분 마개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란 글귀가 선명하다. ‘누구나 마음대로 퍼갈 수 있다’는 뜻이다. 뒤주에서 드러나듯 이 집은 베품과 나눔을 실천해왔다. 뒤주를 안채 깊숙이 숨겨놓지 않고, 사랑채에 놓아둬 쌀을 퍼가는 이의 마음까지 배려한 것도 그렇고, 밥짓는 연기가 오르는 굴뚝을 건물아래 숨기듯이 세워놓은 것도 그렇다. 주인과 마주치지 않고 쌀을 퍼가게 하고, 밥짓는 연기를 피워올려 이웃들이 가난을 한탄하지 않도록 했던 것이다. 6·25직후 빨치산의 본거지였던 지리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집안이 피해를 당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운조루 앞의 연못에는 지금 연꽃들이 화사하게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연꽃의 순결한 아름다움도 좋지만, 비가 내리면 연잎을 또르르 굴러내리는 물방울의 정취도 빼놓을 수 없다.

섬진강 건너편에서 구례를 가만히 굽어보고 있는 산. 그 산이 바로 오산(531m)이다. 구례읍에 밤늦게 도착해본 사람이면, 다들 오산 정상에 환하게 밝혀진 불을 궁금해한다. 바로 오산 정상에 세워진 암자, 사성암이다.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등 4명의 고승이 도를 닦았던 곳이라고 해서 ‘사성(四聖)’이란 암자이름이 붙었단다. 암자는 바위에 건물의 3분의 1쯤을 걸치고 나머지 3분2는 바위에 세워진 기둥을 짚고 서있다. 이쪽에서 내려다보는 지리산과 섬진강이 휘돌아가는 구례의 경치가 빼어나다. 시야가 확 트이는 맑은 날도 좋지만, 지리산 자락의 낮은 구름이 산 아래로 내려오는 날, 슬쩍슬쩍 구름사이로 보이는 경치는 더 황홀하다.

구례에서 섬진강 너머 하동쪽으로 접어들어 지난 봄을 온통 흰꽃으로 물들였던 매화나무들의 안부를 물어보자. 섬진강변 길에 촘촘히 자라고 있는 매화나무에는 초록색 매실이 포도송이처럼 달렸다. 굽이굽이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에는 매실향기로 그윽하다. 청매실농원 등 인근 매화마을의 농원들이 지금 한창 매실을 따내고 있으니, 소담스럽게 담아주는 매실을 사다가 빛깔 고운 술을 담가보면 어떨까.

장마철, 눅눅한 도시의 습기를 피해 한적한 길을 밟아 구례로 떠나보자. 구례에서는 운치있는 한옥에서 듣는 빗소리와 비에 촉촉히 젖은 절집, 은은한 매실 향기까지, 다양한 초여름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구례·하동 = 글·사진 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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